img-review-the-ballad-of-buster-scruggs-review-001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1.
이게 2018년에 나왔으니 벌써 8년전 영화다.
그 사이 언젠가, 유튜브 등에서 짧막하게 소개하는 영상들을 보고 '한 번 봐야겠다' 했었는데 당시 넷플릭스 구독을 안한 상태라 '언젠간 보겠지' 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이었다.

2.
두괄식으로 얘기하자면 볼만은 했으나 그리 추천할 작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첫째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한 형식과 전개의 영화라는 점, 둘째는 완성도는 괜찮으나 깊이의 애매함이 남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3.
취향에 관한 건 내 개인의 경우엔 굉장히 모호한 지점이 있는 게 이 영화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나 오페라 형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애매(?)한 형태로 노래를 우겨넣은줄 알았으면 아마 영화 볼 생각조차 안했을 것이다.
내가 뮤지컬을 제대로 감상 못하는 가장 큰 원흉인 감정에 관한 표현을 할 때 뜬금없이 다짜고짜 노래부터 불러대는 상황인데, 이 영화는 그걸 완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분석적으로 따져봤을 때 저렇게 다짜고짜 노래를 불러제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거부감이 안드는 것도 아니다.
웃긴 건 배우가 직접 하는 노래는 사실상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는데 기본 BGM들은 매우 좋았다는 점과 대부분의 배우들 목소리가 멋지다는걸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는 점이다.
근데 왜 노래만 하면 듣기 싫...
노래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4.
깊이의 애매함은 정말 더 심각하다.
전체적으로 스토리에 긴박감이 넘치는 내용들도 아니고 옴니버스지만 결국 다 따로 놀고 엔딩쯤가서 통합되며 시너지를 내는 구조도 아니다 보니 빵 터트리기 힘든건 당연한거지만, 지루하고 현학적인 포지션에서 만들어진 시나리오 치고는 뭔가 사고나 철학의 정수를 뽑아내서 공개 혹은 자랑 혹은 뽐내려는게 아닌 평소에 골꼬는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이러한 사고에 지친 사람이 그냥 정수를 뽑고 남은 떨거지나 아직 정리가 안된 머릿속 사고를 그대로 내뱉어 놓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영화다.
이건 혹평을 하려는게 아니라 진짜 그냥 그런 현상을 보고 묘사하는 표현이다.
조금이라도 나쁜 평을 하려고 했으면 그냥 '배설물'이라고 딱 3글자만 쓰면 될 일이었는데 이렇게 길게 표현한 게 증거가 될 것이다.

5.
거기다 '애매하다'고 한 가장 큰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복잡한 사고의 잔여물들을 내뱉겠단 포지션이었다면 오히려 더 나은 평을 했을 것 같다.
근데 이게 끝으로 갈수록 되도않을 뭔가를 쥐어짜내려고 애쓰는 느낌만 주고 실제 나오는 건 하나도 없는 점에서 점수가 확 깍였다.
끝부분은 정말 그냥 고꾸라진다.
왜 유튜브나 블로그나 이 영화의 리뷰에서 특정 에피소드들만 언급이 되는지 명확하게 이해가 됐다.
내용을 정리하기도 애매하지만 사실상 정리할 게 없다.
애초에 정리가 불가능한, 어떤 식으로건 묶을 수 없는 것들을 모아놓은 부조리극의 느낌만 존재할 뿐이다.

6.
확실한 건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실망이었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영화를 끝까지 다 봤음에도 확실한 게 안 남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