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 웨이크 업 데드맨 - 타노스가 호크아이에게 설교함
1.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있는 요즘이다.
세부적인 실행에 들어가서 그거만 신경쓰다가 전체적인 걸 간헐적으로 따져보면서 원래 계획을 수정하면 전체 그림이 조금씩 변하는데, 어느 순간 전체를 다시 보면 조화가 깨진 부분이 발생하면 다시 갈아 엎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된다.
그걸 실제로 느낀 한 주였다.
2.
그래서 잠시 정리도 하고 머리도 쉴겸 넷플에서 이거저거 보다가 진짜 개똥같은어설픈 것들을 보게됐었다.
그리고 또 뭐 볼거없나 하고 찾다보니 '나이브스 아웃' 신작이 떴다는거다.
3.
'아니 미친 넷플릭스, 이걸 알려줘야지 대홍수 같은 개ㅆ...'
가만 생각해보니 알아서 찾아볼 건 안알려주고 절대 안볼거 같은걸 알려주는게 파는 입장에서 맞는거 같긴하다.
걔네 입장에선 어쨌거나 돈버려서 만들어는 놨으니 똥이라도 누군가 봐줘야 되긴할듯.
하지만 그건 걔네 입장이고 그걸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치명타가 될테니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4.
기존의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는 다 재미있게 봤다.
이번 것도 그랬다.
생각보다 시간이 상당하다. 2시간 26분.
대부분 그러하듯 초반은 상황 설명에 시간을 할애하기에 루즈하거나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이걸 매우 효과적으로 잘 처리했다.
물론 시간이 긴 만큼 억지스러운 부분도 나오고 앞뒤 안맞는 얘기도 있긴 하다.
하지만 개똥도 쓸데가 있다더니 요 근래 내가 봤던 개똥들의 여파 덕에 그냥 상콤하게 무시하고 재미나게 즐길수 있었다.
5.
그리고 예전에는 영화볼때 2시간이 넘는다고 힘들다거나 길다거나 이런 걸 느낀 기억이 별로 없는데 확실히 짧은 영상들에 너무 노출이 된건가 싶기도 하다.
요즘 영상 편집 스타일 자체가 짧은 시간 내에 이거저거 막 때려넣고 급하게 하는 연출이 주가 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다만 오로지 이런 스타일만의 문제는 아닌게 퀄리티 자체가 떨어진게 맞다.
한때 게임이 그랬다.
좀 더 화려한 그래픽에 실제같은 음향효과가 더해지면 진짜 끝장나는 게임이 나올거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래픽만 좋고 음향효과만 좋은 개똥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판도 게임보다 느리긴하지만 그 방향으로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게임이고 영화고 화면좋고 소리 좋으면 좋지만 그게 핵심이 아니다.
하지만 뭐가 핵심인지 모르는 자들이 그냥 화면빨 좋게 꾸미고 음향 효과 잘 내는 것만으로 본인들의 역량을 감추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한지도 이미 20여년이 되어가니 이 거지같은 흐름을 끊으려면 관람객들의 냉철한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본다.
뭐 그래도 좋다고 잘 팔아주면 점점 더 거지같은 모양새가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6.
여튼 재미나게 즐길수 있는 영화를 만난게 이렇게나 기분좋을 일이라는 점이 한편으론 씁쓸하다.
덧.
이디오크러시란 영화가 있다.
한 10년전쯤에 신나게 웃으면서 봤던 영환데 지금보면 못 웃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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