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KT영화 이벤트로 천원에 3D ATMOS HFR이란 쓸데없이 알파벳 겁나 붙인 버전으로 보고왔다.
그냥 음향효과 좋고(홍보상 그렇다 함) 3D인데 풀프레임으로 돌아가는 영상(이건 레알임)으로 상영한다는 소리다.
2.
본편에 관한 얘기를 하기 전에, 13년 전, 호빗 이전 반지의 제왕이 개봉할 당시를 떠올려보자.
당시만해도 B급 호러나 찍던 놈이 무슨 이런 대작에 감독으로 캐스팅됐냐는 둥, 분명 원작 말아먹을 놈이라는 둥 말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면서 한껏 부푼 기대와 욕을 있는대로 먹고 본편이 개봉했다.
그리고 개대박이 났다.
입에 개거품물며 욕을 하던 마니아들 역시 어느 정도 납득은 하긴했으나 뒷맛이 씁쓸한 건 어쩔수 없어하는 눈치였다.
어차피 이건 '상업'영화니까.
3.
그 후로 꽤나 긴 세월이 흘렀다.
관객의 취향도 점점 더 가벼워졌다.
액션은 '그냥' 때리고 부수면 된다.
이 편한 부분을 감독이 놓치지 않은 모양이다.
연출 역시 같은 상황이다.
딱히 개연성이나 복잡한 갈등구조 같은건 그냥 개나 줘버리면 된다.
아주 단순히, 큰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거대로 흘러가게 놔두면 된다는 식이다.
말이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 것들이 있더라도...
원작이 얼마나 긴진 모르겠지만 함축하다보니 그렇게 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영화를 보는 거지 '반지의 제왕'에 대해 공부하는게 아니다.
원작은 원작이고 영화는 영화만으로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은 그냥 원작이 빠방한 오락 영화일 뿐이다.
본편인 반지의 제왕의 무게감 같은 건 없다.
그걸 바라면 보는 사람 굉장히 피곤해진다.
연출이나 스토리 부분에서 허술한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 때문에 호빗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큰 스케일의 전투씬을 자랑하는 3편보다 2편의 아기자기하고 익살맞은 액션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거기다 스케일 큰거로 따지면 반지대빵 3편이...
5.
풀프레임 3D가 확실이 일반 3D보다 눈이 덜 피로하다.
아니면 호빗3편이 촬영을 잘한 걸지도 모른다.
너무 깔끔하게 표현되다보니 부작용도 있었다.
세트와 로케이션 촬영의 구분이 너무 명확하게 되고, 세트 촬영의 경우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실제로 난장이들 분장을 하고 진지하게 연기를 하는 상황이 그 자체로 웃기게 되는 느낌도 관람에 방해 요소였다.
6.
한줄평 : 끝났네.
평점 : 3/5
덧.
이 모든 주관적이 평들이 천원 내고 봤는데 나온 평들임.
아마 2만원돈 주고 봤다면 평이 매우 달라졌을거라 확신함.
'Memories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rdock scramble - 참 일본스러운 (0) | 2014.12.24 |
---|---|
캡틴 하록 - 상남자의 이야기 (0) | 2014.12.23 |
루시 - ㅋㅋㅋㅋㅋㅋㅋ (0) | 2014.11.26 |
인터스텔라 - 언플의 중요성 (0) | 2014.11.24 |
내가 잠들기 전에 - 편집은 잘했음 (0) | 2014.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