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쩐 일인데 버젓이 유튜브에 본편이 전부 올라와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한다.
2.
대부분의 평들이 '불친절하다', '엄청나다', '최고다' 등등 딱 봐도 일반적으로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만든 연출은 아닐거란 예상이 충분히 가능한 영화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이 영화의 과학적 분석(영화라는 틀 안에 한정된)을 따라기에는 매우 불친절한게 사실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영화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한 전문 지식들의 기초적인 것들은 알고 있었던 터라 나름 흥미롭게 관람이 가능했다.
하지만 열심히 따라가보면 결국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개념을 대충 뭉뚱그려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부분이 나온다.
객체와 공간의 구분을 안한다.
그래야 극의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뭐하러 열심히 분석하며 봤는지 의미를 찾기 힘들어진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것이 바로 이것이다.
3.
덕분에 어쨌거나 내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화가 됐다.
이 영화를 보고, 열심히 이 허구의 과학적 주장을 따라간 행위로 인해, 애초에 이건 다큐도 아니고 검증된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논픽션 스토리도 아니고 그냥 픽션일 뿐이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난 이런 식으로 있는 척 하면서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대충 얼렁뚱땅 넘어가는 영화나 이론 등을 매우 싫어했다.
물론 지금도 싫어하기는 한다.
하지만 애초에 픽션을 전재로 한 것에 대해선 이 영화를 본 이후로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게 됐다.
애초에 영화를 분석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걸 체득한거로 보면 된다.
4.
분명 다른 SF나 타임슬립물에 비해 가상의 과학적 주장을 깊게 판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애초에 현실에서 타임슬립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이야기와 갈등을 만들고 해소를 해야한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상황을 꼬고 복잡스러워 보이게 만든 후에 해소를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해야한다.
이건 극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갈등의 고조와 해소' 부분은 철저하게 현실을 바탕에 두고 누가 봐도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될만한 갈등 구조와 그에 맞는 해소법을 찾아내야한다.
내가 이전에도 싫어했고 지금도 싫어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이 부분에서 망친 영화들이었다.
만든 작자(作者)도 스스로 작품 전체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는지 도구에 불과한 허구적 과학적 내용 뒤로 숨어버리는 경우들이 태반이었다.
아니면 그걸 반전이랍시고 짜잔~ 하고 드러내면 진짜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이 영화는 그런식으로 허접하게 머리통만 가리고 숨다가 걸리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고 나름 깔끔한 결말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괜찮은 평가와 더불어, 내가 이러한 영화들을 보는 시선을 바꿀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거 아닌가 싶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불친절했지만 이것도 스스로 만들어 낸 과학적 헛점을 감추기 위해 극 전체를 그렇게 연출한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5
평점 : 3.5/5
한줄평 : 친절하진 않은데 맛은 기본이 탄탄한 음식점이 허위 과장 광고도 안하는 느낌.
덧.
엄밀히 따지자면 허술한 영화 자체보다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좋은 말로 포장만 하는 부류의 인간들에 심한 거부감이 든거였다.
그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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